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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창프로젝트 강산제수궁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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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화와예술 작성일20-01-27 17:04 조회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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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창프로젝트 강산제수궁가 리뷰
세상에서 가장 힙한 토끼와 별주부가 왔다

판소리 재미없다고 누가 그래!- 이게 진짜 노는 거지!-
여러분은 판소리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갖고 계신가요? 재미없다 지루하다? 혹은 아무런 관심이 없는 분들도 계시겠죠. 일제 강점기처럼 다사다난한 사건을 겪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전통을 보전하기 위해 다른 음악장르에 비해 우리의 전통음악은 사실상 비교적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 방법만이 문화를 몰살시키려는 외세에 대항해 우리의 것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21세기! 서양식 12음계식 대중음악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우리의 전통음악인 판소리가 ‘재미없다, 고루하다’와 같은 편견에 갇혀 비교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기도 하지만, 요즈음의 국악은 다릅니다. 지금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그룹 이날치, 혹은 이희문님처럼 현대미디어와 국악을 접목시킨 여러 시도들은 젊은 세대가 우리의 전통음악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유입구가 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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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창판소리프로젝트2 강산제수궁가’는 전통적인 판소리와는 다른 구성으로 이루어진 완창판소리 공연입니다. 기존의 전통판소리가 공연을 관람하는 판에서 소리꾼과 그를 보조하는 고수로 이루어진 한 팀이 공연을 했다면 이번 창작산실의 강산제 수궁가는 고수가 직접적으로 판소리의 전개에 참여함은 물론 ‘연희팀’이라는 연극적 요소가 더해져 판소리를 구성하는 여러 장치 중 너름새(연극성)이 상당히 강조된 판소리 공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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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창판소리프로젝트2 강산제수궁가]는 우리가 별주부전 혹은 토끼전이라는 전래동화로도 잘 알고 있는 수궁가를 현대의 판, 즉 공연이 이루어지는 무대에 맞게 변형시킨 판소리인 만큼 국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입니다.
우리의 머릿속에 박혀있는 판소리의 이미지가 북을 치는 고수와 소리하는 소리꾼 단 둘의 공연이라면 강산제 수궁가는 이러한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부수었습니다. 본 공연에는 한자리에 앉아있기만 하는 고수의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3명의 고수들은 각각 전통악기인 북으로 추임새를 넣을 뿐만 아니라 무대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 수궁가에 나오는 동물들의 소리를 내며 소리꾼의 소리에 맞장구를 치기도하죠. 심지어 이번 강산제 수궁가에는 우리의 전통악기만 참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북을 비롯하여 드럼세트와 징이 함께 연주되고 신디사이저는 물론 마림바까지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느냐구요? 전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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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는 보통 문화예술이 상류층에서 서민에게 전파된 양상과는 달리 서민의 문화가 양반계층으로 전달된 우리의 전통예술입니다. 본래 서민들의 문화였던 만큼 현장성과 관객의 참여가 중요하고 이것들이 잘 어우러져야 하는 음악예술이죠. 창작산실을 통해 찾아온 강산제수궁가는 이러한 판소리의 특징을 잘 살렸습니다.
관객들의 현장참여가 중요한 만큼 이번 공연에는 관객들을 대표하는 ‘답가소리꾼‘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판이 벌어지는 무대공간의 특성상 즉각적인 관객의 참여가 어려움을 고려해, 관객이 할 수 있는 추임새와 함께 소리꾼의 창에 대해 맞장구를 쳐 주며 수궁가의 서사에 따른 감상을 첨가하는 역할이죠. 이 답가소리꾼은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토끼와 자라가 만들어가는 서사에 대한 감상을 또 다른 소리로 전달하며 관객들이 능동적으로 판소리의 ’판‘에 참여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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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통적인 판소리의 요소를 그대로 유지하며 너름새(연극성)을 살린 창작산실의 강산제 수궁가는 판소리의 분파 중 하나인 강산제(혹은 서편제)의 수궁가의 원안을 토대로 현대의 관객들에게 기존의 국악이 갖고 있던 편견을 타파하여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게 구성되었으며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이 무대라는 장소의 제한성에도 불구하고 ‘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든 종합예술극입니다. 연희단의 상모돌리기와 같이 여러 재미있는 안무들은 전통을 살림과 동시에 뮤지컬적인 요소도 더해졌기 때문에 볼거리도 다양해져 완연한 연극의 형식을 띈 창극과는 또 다른, 우리의 전통예술을 토대로 한 새로운 종합 예술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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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은 전통예술인 만큼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험난한 역사 속에서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장르에 비해 보수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것을 잘 지켜 지금까지 잘 전수해 왔으니 이제는 전통이라는 울타리는 살짝 빗장을 풀어 현대를 접목시켜 젊은 세대부터 전 세계까지 어우를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우리의 전통문화예술의 발전에 있어서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악계에도 이렇게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국악은 더 이상 지루하고 항상 똑같은 것을 반복하는 예술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음악은 일종의 민중예술입니다. 그 현장에서 그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참여해서 함께 흥을 즐겨야만 우리의 예술이 완성됩니다. 판소리는 그 부분을 극대화 시킨 현장성 있는 놀이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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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현대의 감성에 맞게, 현대에 어우러져 잘 노는 판소리 공연은 흔하지 않습니다. 전통은 지루하고 고루하기만 하다는 편견도 깰 겸,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판소리로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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